오늘(2023년 3월 23일)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진행한 후배 포트폴리오 특강(3학년 포트폴리오 우수 사례 안내 특강)의 막을 내렸다. 한 번의 발표로 보이지만, 기획 및 준비, 발표까지 꽤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회고를 적으려 한다. 2023년 현재 필자는 3학년이고, 2학년 후배를 대상으로 특강 진행을 주도했다. 아직 취업도 하지 않은 내가 뭐라고 특강을 진행하나 생각도 했었지만, 그래도 몇 번 포폴을 고치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경험을 나누는 게 훨씬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여 기꺼이 공유해 주기로 했다.
특강 진행자들을 모으다
나는 몇 주 전부터 원티드 이력서를 기업에 뿌렸지만 오는 답은 항상 '불합격'이었기에, 포트폴리오 및 이력서를 싹 고쳐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싶은 친구들을 모아서 '포폴 스터디'를 하고 있었기에 '신입 개발자에게 좋은 포트폴리오란 무엇일까?'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고 있었다. 개발바닥 영상을 보고 박우빈 님 이력서도 접하면서 조금씩 포폴/이력서에 대한 방향이 잡혔다.
그때 마이스터 부장 선생님께 포트폴리오를 보여드리는 기회를 가졌고, 선생님께서 곧 포트폴리오 준비를 해야 하는 2학년들에게 조그만 강의를 해주지 않겠냐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내 포트폴리오/이력서도 보강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을 공유하며, 나를 PR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곧바로 적극적으로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5~6명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고 선생님과 얘기하며, 생각나는 3학년 동료들을 모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 친구들이 거의 모두 교내 동아리 바인드팀 소속이었다.)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여겨져서 내가 평소에 존경하던 친구들을 모아 주도적으로 드림 팀을 구성하고, 곧바로 카톡방 생성 후 일정을 수립했다. 몇 일 뒤에 친구들을 모아 특강의 방향성 및 각 발표자의 특강 주제 분담 회의를 진행했고, 꽤 빠르게 주제가 정해졌다. 특강 방향성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널린 진부한 포트폴리오의 정석보다는 직접 겪어본 선배의 입장으로서 전달해 주는 팁들을 전해주기로 했다.
발표 자료를 준비하다 - 선택과 집중을 통해 뽑히는 포폴 만들기
친구들끼리 회의를 통해 발표 주제를 각각 특색있게 선정했다. 다른 친구들은 기술 스택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 프로젝트 관리 방법, 인턴 경험 포트폴리오에 녹이기, 좋은 포트폴리오를 위한 인맥 쌓기 등의 주제를 골랐는데, 나는 무엇보다 내 신념과도 맞는 '선택과 집중'에 대해 강의하기로 했다. 선생님들께 보고하고, 발표 자료를 각자 준비했다.
내 발표자료는 맨 아래에 첨부했다. 다른 친구들은 굉장히 많은 알짜 정보들을 전해주는데, 내 주제 같은 경우에는 크게 전해줄 꿀팁이 없었다. 그래서 청중에게 전해주고 딱 한 가지(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춰 발표 자료를 제작하고, 발표를 준비했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지식은 2021년 창업놀이터 CEO 멘토링을 진행할 때 처음 배운 것인데, 그 당시에는 항상 챙기고 싶은 게 많았기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생 가치관처럼 느껴졌다. (지금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편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여러 프로젝트에 집중을 분산하지 말고 하나의 (혹은 최소 두 개의) 프로젝트에 집중을 쏟아부으라는 조언이었다. 이는 근거 없는 꼰대의 말이 아니라, 내가 2학년 때 직접 겪었던 시행착오이며 최근 여러 개발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며 느낀 점이었다. 그에 더해서, 프로젝트 하나에 집중할 때 어떤 목표를 위해서 달려야 할지 모를 때, 추천하고 싶은 플로우를 자료에 실었다. 이는 '사업화'에 관한 것이었는데, 기술의 본질은 '니즈'이기 때문에 니즈 충족(및 수익화) 경로를 따라가면 자연스레 기획, 마케팅, 개발 등에 대해 더 깊게 경험하게 되고, 포트폴리오 또한 풍부해진다는 결론이었다.
후배들 앞에서 발표를 진행하다
발표 주제에 대해 리허설 1일 전(3/21)까지 발표 자료를 모두 공유하고, 컨펌 및 피드백 후 리허설을 진행했다. (3/22) 리허설에는 원래 담당 마이스터 부장 선생님, 교감선생님만 참석하실 예정이었지만, 교장선생님까지 참석하셔서 긴장이 배로 늘어났다. 발표 전 최종으로 내가 말해야 할 한 가지를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발표를 준비했다. 내가 확신하는 생각이어야만 청중을 발표로 설득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막상 리허설 발표를 진행해보니 떨리지 않았고, 오히려 피드백 및 흥미로운 질문들을 받아서 답변을 드리느라 행복했다. 교장선생님께서 발표 스킬에 대해 조언해 주셨는데, 프렙(PREP) 기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결론-근거-예시-결론으로 가는 수미상관 구조(혹은 두괄식 화법)로 발표하는 기법이었다.
각자 발표 리허설 완료 후 해산하고, 발표 당일인 3월 23일 8교시에 시청각실에 다시 모여서 본격적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방송부 후배에게 부탁해서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한 명씩 발표를 시작했다. 기다리다가 어느새 내 차례가 되었고, 자신 있게 무대로 나갔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청중들과 소통하며 리허설보다 더 잘 진행하고, 몇몇 질문들에 명확하게 답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무대에서 받는 박수는 항상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받은 질문에는 "선배 이력서로 실제 기업에 넣어본 경험이 있나요?"가 있었는데, 명확하게 답하려고 현재 10곳에 서류 심사 떨어지고 계속 넣는 중이라고 했다. 나름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프로그래머스 데브 매칭에 참여하여 채용 프로세스 참여 중이다"라고 답했다. 무대에서 내려와서 생각해 보니 '결과가 나오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만든 선배의 강의는 결국 의미 없는 강의가 아니었나' 하고 생각이 들었지만, 앞으로 결과로 증명해야겠다는 마음이 불타올랐다.
특강 프로젝트 마무리
내 신념을 2학년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전해주고, 다른 멋진 동료 친구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을 수 있어 굉장히 뜻깊은 경험이었다. 이번 특강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으로 소통하고 보고/진행하면서 책임감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몇몇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후련하게 끝나고 선생님들께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마무리하며 뿌듯했다.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김영아 마이스터 부장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피와 살이 되는 피드백을 주신 교장/교감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적극적으로 발표 자료를 만들고 쉽지 않은 자리임에도 기꺼이 참여해준 동료 발표자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눈 초롱초롱하게 뜨고 열심히 발표를 들어준 2학년 후배들 전체에 감사하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질문을 쏟아부어준 몇몇 친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친구들과 진행하는 '포폴 스터디'는 계속 주도하며, 취업을 위해 달릴 것이다. 내 본질지향적 마음가짐을 통해 앞으로도 열심히, 꾸준히 올라가며 살아갈 것이다. 스윙스가 말했던 것처럼, 자기에 대한 믿음이 모든 성공의 답이며 확실한 철학 하나를 가지면 그 철학으로 무슨 일이든 성취할 수 있다.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