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로 지내고 있던 친구와 단짝이 되고 싶은 마음에 앞서갔다고 치자.
그러면 상대방을 가장 친한 친구로 대하게 된다.
하지만 그 친구가 다른 마음이라는 걸 아는 순간, 혼자 헤아릴 수 없는 실망을 느낀다.
내 진심을 몰라준다는 서운함에 미쳐버릴 지경이 된다.
조급한 마음에 친구에게 억지스럽고 과잉된 친절을 베풀어보지만, 오히려 더 큰 실망의 늪에 빠진다.
친구 또한 난처하고 혼란스러워한다.
- 책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中 -
우리는 매일 사람을 대하며, 인간관계를 수도 없이 고민한다.
그리고 우리는 실망감을 너무나도 두려워한다.
적어도 나는 그래왔다. 나는 이렇게 잘해줬는데, 친구 혹은 선배는 그만큼의 선의를 베풀어주지 않는다던가,
심지어 비관적인 생각을 빙자한 비난을 받을 때도 있었다.
인간관계에서는 정답이 없다. 그것때문에 우리는 힘들어한다.
하지만, 꽤 근접한 답은 있다. 이 글에서는 그 답중 하나인 '실망을 잘 다루는 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실망은 슬픈 감정과는 다르다. 슬픈 감정은 산책 혹은 좋아하는 일로 기분 전환이 가능하지만,
실망감은 사람을 공허하고 아득한 감정에 몰아넣는다. 그만큼 실망은 부정적인 힘이 크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쏟은 노력만큼 상대방에게도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기대한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오가는 감정과 노력이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노력의 무게가 차이나는 순간 쉽게 실망한다.
이런 실망감은 슬픔 혹은 분노보다 훨씬 빠르게 사람을 집어삼키는 감정이라서, 쉽게 관계를 부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실망감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높은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
항상 상대방에게 객관적 혹은 이성적으로 다가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상대방이 선의를 베푼다면, 나 또한 상대방에게 진실한 선의로 보답해주면 된다.
반대로 상대방이 내게 냉담하게 군다면, 애써 상대방의 환심을 살 필요가 없다.
이는 관계에서 계산하라는 뜻이 아니라, 상대방을 진실로 대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법륜스님의 명언 중 이런 말이 있다.
"상대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놓고 왜 그림과 다르냐며 상대를 비난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는 마음의 착각이 나 자신과 상대를 모두 힘들게 한다."
높은 기대감을 경계하고,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판단해 실망하는 행동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내가 준 만큼 똑같이 받으려는 마음은 욕심이다.